TV를 가리키는 바보상자(idiot box)란 말이 동서양의 공용어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교육 등 전문성을 갖는 다양한 케이블 방송이 보편화된 요즘엔 TV가 ‘지식상자’ 역할을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사고력을 정지시킨다는 의미로 붙여진 ‘바보…’의 뒷말로 쓰일 만한 용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가.
인간을 바보로 만드는 매개체가 범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식자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TV는 여전히 바보상자로 남아 있는가 하면, 그 이상으로 인간의 바보화를 촉진하는 영상물이 판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액션 코미디 영화다. 오로지 웃기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는 이 변종 희극은 공중파 TV에서 보여주는 개그 쇼 이상으로 폭소를 일으킨다. 이들에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바보필름’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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