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찾아낸 배리 마셜 박사. 마셜 박사는 연구를 위해 스스로 이 세균을 먹기도 했다.고종관 중앙일보 기자.1980년대까지만 해도 위염이나 위궤양이라고 진단되면 의사들은 ‘맵고, 짜게 드시지 마세요. 스트레스를 줄이세요’라는 말을 하면서 제산제 정도를 주는 것으로 만족했다. 위 속에 세균이 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위에는 쇠도 녹인다는 위산이 있으니 생물체의 존재는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상식을 깬 사람들이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호주의 배리 마셜(54)과 로빈 워런(67) 박사다. 로빈 워런은 1982년 위 속에 세균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학회에 처음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그의 주장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워런의 이론을 믿고 끈질기게 추적해 세균의 존재를 밝힌 사람이 배리 마셜이다. 그는 당시 30대 초반이었다. 궤양을 호소하는 100여 명의 환자를 가려내 이들에게서 위점막을 채취했다. 그리고 수없이 연구한 끝에 드디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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