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을 먹기도 전에 휴대전화를 받고 내곡리로 향했다. 비닐 막을 씌워놓은 것처럼 흐릿한 하늘이 퍽 가깝게 내려앉아 있었으나 금방 눈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다. 바람도 없이 포근한 날씨다. 돼지 잡는 날을 제대로 잡은 것이다.
시골에서는 겨울이면 연중행사로 돼지를 한 마리 잡는데, 삼겹살 사 먹을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돼지 잡는 취미가 있어서도 아니다. 긴 겨울을 나면서 일종의 소일거리로 잡는 것이다. 겨울 동안 자주 얼굴을 보게 되는 친구들끼리 칼국수집이나 다방에서 점심때를 보내다 보면 누군가의 입에서 돼지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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