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 로드에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배낭 하나로 친구가 된다. 태국 길거리 음식을 구경하는 외국인.아시아의 큰 도시에 가면 여행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여드는 곳이 있다. 그 원조는 인도 뉴델리의 파하르간즈라는 것이 정설이다. 1970년대 초 서양의 히피족이 몰려와 염세와 나태, 남루의 극치를 보였던 이 거리는 이제 그 영광의 자리를 방콕의 카오산 로드에 내주었지만 값싼 여행자 촌으로서의 인기는 여전하다.
뉴델리역 근처에 있는 파하르간즈의 현재 모습은 1970년대의 서울역 근처 판자촌과 다를 것이 없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을 작정으로 몇 군데 숙소를 기웃거렸지만 배낭을 풀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방 안 꼴로 봐선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인도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던 상태였지만 파하르간즈의 지저분함은 바라나시의 화장터 주변 숙소에서 훈련된 인내력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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