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숙 배화여대 교수·요리평론가.솥을 표현하는 한자로 ‘정(鼎)’이 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큼지막한 정은 다리가 세 개여서 다리 사이로 불을 피워 음식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먹을 것이 귀했던 청동기시대엔 솥 자체가 절대권력이었다. 고기·생선·채소 등 무엇이든 솥에만 넣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변했는데 왜 안 그랬겠는가.
21세기인 지금도 그 솥이 중심이 되는 요리가 있다. ‘훠궈(火鍋)’라는 중국식 신선로가 바로 그것. 솥을 지탱해 주었던 세 개의 다리는 가스레인지의 삼발이가 대신하고 있지만 물을 끓여 재료를 넣어 익혀 먹는 모습은 청동기시대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