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CEO가 돼 가지고 경영이나 제대로 할 일이지, 주책없이 뭔 취재냐”는 핀잔의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솔잎 먹은 송충이라서인지, 좀이 쑤시는 걸 어찌하랴. 사실 좋은 기회를 가로챈 것 같아 후배 기자들에게 미안하다. 좀 더 점잖은 선배였다면 당연히 아이디어나 일러주고 후배 기자에게 취재 기회를 양보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 어설픈 핑계와 명분을 대면서 직접 취재에 나선 이유는 솔직히 말해 이 재미있을 기회를 내 스스로 누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기자란 항상 무식한 족속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세상일을 죄 아는 것처럼 매일 쓰고 말하고 잘난 척하며 다니지만, 따지고 보면 제 자신이 평소에 몰랐던 것을 새삼 발견하거나 깨닫고 나서야 뒤늦게 남에게 옮기는 일이 고작 아니겠는가. 이번 취재 과정에서도 내 자신 얼마나 무식한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나에겐 신대륙 발견 같은 대발견이었다. 아예 이런 세상이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거나 터무니없이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의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무식했던 만큼 새로운 세상을 접함에 더더욱 흥미진진할 수 있었고, 또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역시 기자는 좋은 직업이다. 비록 무식하지만 호기심만 맹렬히 발휘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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